회사차 사고, 수리비를 월급에서 깐다고?

비즈니스
회사차 사고, 수리비를 월급에서 깐다고?
[혼돈의 직장생활]업무 중 사고 '손해배상 책임X'…'월급 공제'는 불가
2021. 04. 08 (목) 17:25 | 최종 업데이트 2021. 04. 08 (목) 19:03
 
"업무상 이유로 회사 차량을 운전하다가 접촉 사고가 났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회사에서 '보험 처리하면 보험료가 오른다면서 개인적으로 수리비를 부담하라'고 하네요. 월급에서 수리비를 공제하겠다고 하면서요. 이거 법적으로는 문제 없나요?"

회사에 업무용 차량이 있고, 이를 이용하는 직장인분들 많으시죠? 외근이 많은 직무일수록 더 자주,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요. 회사 차를 이용하다가 크고 작은 사고가 날 수 있겠죠. 그런데, 위의 사례와 같이 '보험료 부담'을 근로자에게 지우는 경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 업무 중 경미한 사고라면? '손해배상 책임 없다'
사고를 해결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은 누가 뭐라해도 '보험 처리'죠. 회사에서 차량을 운용한다면 대부분은 보험에 가입돼 있을 테니까요. 물론 간혹 '자기차량 손해보험(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거나, 위 사례처럼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수리비 부담을 지우려는 사업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지점은 '업무 중 사고'라는 점인데요. 차량 사고를 포함해 '업무 중' 사고가 난 경우, 일반적으로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한 근로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자체 발행하는 '정책 뉴스'에서 "회사 차량으로 업무상 이동 중 발생한 가벼운 접촉사고 정도는 근로자에게 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나 중과실은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어요.

물론 회사 차량을 개인적 사유로 사용하다가 사고가 났거나, 음주운전 등의 법규 위반으로 사고가 났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업무 중 사고가 아니고, 개인의 범법행위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됩니다.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큰 사고에서 비롯된 형사적 책임도 당연히 운전자가 져야 합니다. 회사가 개인의 범법행위까지 책임질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차량 수리비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건 어떨까요. 근로자의 동의가 없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 동의 없이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근로자 과실로 발생한 비용을 공제할 수 없거든요. 이를 위반할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에는 근로자의 성실 의무도 있지만, 사용자의 안전 배려 의무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고 발생 시 배상 기준을 보편타당하게 마련하고 회사 구성원의 동의를 구해 놓는다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겠네요. 불법행위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까지 전부 회사가 책임질 수는 없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보험 가입이나 차량 관리 규정을 꼼꼼히 하면 어떨까요. 진부하지만 첫째도, 둘째도 안전!
장명성 기자 [email protected]
#직장인고민

가장 많이 본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