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물었다 "공백기간이 긴데…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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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물었다 "공백기간이 긴데…뭐했어요?"
[JP요원의 면접 tip]"잠깐 쉬고 여행 떠났어도 괜찮아" 중요한 건…
2021. 12. 16 (목) 12:36 | 최종 업데이트 2023. 04. 20 (목) 12:06
일하기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관문, 면접입니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은 공부하면 된다지만, 답이 없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죠. 각종 모범 답안이 있다지만, 모범 답안대로 말하면 너무 뻔한 답이라 이제는 금지 답안이라 하기도 하고요.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질문의 '의도' 아닐까요?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나만의 정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부족한, 혹은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지금도 그 질문의 의도와 정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컴퍼니타임스>의 JP요원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 방향을 정리해 봤습니다.
※ 이런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 "나 지금 쉬고 있다. 분명히 이거 물어볼 텐데…" 퇴사 후 공백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 면접 볼 때마다 물어보는 이 질문. 뭐라고 답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 
- "나 그만두고 좀 쉬고 싶은데, 다시 취업 못하면 어떻게 하지"…갈 곳 정해두지 않고 퇴사를 고민이신 분 
- 각종 채용 면접을 앞두고 있는 분
 
Q. 전 회사에 퇴사하고 공백기간이 좀 긴데…뭐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이직할 곳을 정해두지 않고 퇴사를 하기도 합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서 퇴사를 하게 됐을 수도 있고요. 잠시 쉬고 싶어서, 개인적인 이유로 도저히 회사를 다닐 수 없어서 일 수도 있고요. 이유는 다양할 텐데, 삶에 잠시 쉼표를 찍고,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하면 이 시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면접을 볼 때죠. 퇴사 후 공백 기간이 길면, '왜 퇴사를 했고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가'는 면접 때 단골로 나오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그냥 쉬었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취업 준비를 했다고 말하자니 긴 시간 취업 준비를 했는데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이라면 뭔가 능력 없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요. 

물론 이 공백 기간 동안 무엇이라도 했을 테니 사실대로 말하면 되겠지 싶지만, 내 대답을 면접관이 어떻게 해석할까를 생각하면 괜찮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A. "2~3개월 정도 그냥 쉬었어요"…"그래도 괜찮아, 다만…" 

일단 공백 기간에 대해 면접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해 봅시다. 

과거에는 퇴사 후 일하지 않은 기간, 즉 경력 공백 기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컸다고 합니다. 할 일을 정해두지 않고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는 건데요.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다니 과감한데? 이런 과도한 과감함이 일을 할 때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우리 회사를 다니다가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있으면 확 그만두는 것은 아닐까?"

같은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래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경력에 공백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긴 했습니다. 예전만큼 공백 기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줄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요.

"요즘은 흐름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면접을 보다 보면 여행을 가거나 한 달 살기 하면서 쉬었다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그렇게 들어온 친구들을 보면 실제 일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열심히 일을 하고 몇 달 쉬었다가 다시 일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역량에 자신이 있다면 공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나중에 이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면 될 것 같아요." (김재은 직방 메타폴리스 오리진 리드) 

"면접을 보다 보면 2~3개월 공백 기간이 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때 '그냥 좀 쉬고 싶어서 쉬었어요' '여행 다녀왔어요' 식으로 답변하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나쁘게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자신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최근에 면접을 봤는데 '쉬면서 어떤 회사가 좋을지 고민을 했는데, 이런저런 점에서 이 회사가 나와 맞을 것 같아서 지원을 했다'는 답을 들었어요. 공백기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보다 오히려 지원 동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더군요. 리프레시 기간을 갖는 것이 나쁘게 보이지 않았어요."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내 업무 역량에 대한 입증'과 '공백 기간에 대해 서로 이해할만한 수준의 적절한 설명'이 중요하다는 건데요.

'그냥 쉬고 싶었다'거나 '여행을 가고 싶었다'거나, 그 어떤 이유라도, 이는 본인의 업무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담긴 결정일테니, 이를 면접 과정에서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 공백 기간 6개월 넘었다면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 

다만 공백 기간이 6개월 이상을 넘어가면 '그냥 쉬었다'는 답변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뭘 하든 쉬었다가 다시 하려고 하면 예전만큼 실력 발휘가 안되기 마련이잖아요. 업무 역시 마찬가지겠죠. '쉰 기간이 기니 바로 업무에 적응을 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고요. 특히나 보수적인 분위기의 회사라면 공백 기간은 더 부정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큽니다. 

면접을 볼 때는 일단 사실에 기반한 답변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봐야 얘기를 하다 보면 말이 꼬이기 마련이고, 뭔가 숨기고 있다면 의뭉스러워 보이기 마련입니다. 

사실에 기반해서 이야기하되, 긴 공백 기간 동안 자신이 얻은 것을 업무와 연결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냥 쉬었다'면 공백 기간이 업무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재충전을 통해 더 나은 업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시간을 허비한 것이 아니라 다시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음을 보여줄 수 있겠죠. 

또 이 기간 동안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있다면, 이 경험들을 내가 지원한 회사의 업계나 해당 직무에 필요한 역량과 연결시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나 보수적인 분위기의 회사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게으르거나 생각 없는 사람' '시간을 낭비한 사람'처럼 인식될 수 있는데요. 

공백 기간 동안 한 경험을 통해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이것이 지원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라는 방향으로 연결시켜 보는 거죠. 또는 스스로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공백 기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이런 점을 보충하고 키울 수 있었다는 설명도 가능하겠고요. 


◇ 공백 기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줬습니다…어떻게? 

익명의 인사담당자 A씨에게, 6개월 이상 공백 기간에 대해 들었던 답변 중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해봤습니다. 익명의 인사담당자 A씨는 이런 답변을 듣고 고개가 끄덕여졌다고 합니다. 

"전 회사에서 업무 강도가 세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없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분위기라 번아웃이 왔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유 없이 소모되는 것은 예상보다 힘든 일이더라고요. 당장 이직할 곳은 없지만 그래도 여기서 더 일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퇴사했습니다. 초반에는 여행도 다니고 친구도 만났는데요. 그러다 문득 '내가 뭘 하고 싶은걸까'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책을 읽었습니다. 평소에 시간이 없어서 못봤던 직무 관련 책이나 페이퍼도 읽고요. 이것저것 장르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많이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이구나, 스스로 더 성장하고 싶다, 도전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를 깨닫고 나니 어떤 회사에 지원해야 할지, 어떤 커리어를 가져가면 좋을지 보이더라고요." (직장인 A씨) 


사실 이 답변은 "지난 6개월 쉬면서 책도 보고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다녔다"는 얘기죠. 더 간단히 말하면 "놀았다"는 얘기고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이 경험을 통해 직장인 A씨는 자신의 삶과 커리어의 목표를 분명히 잡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이 회사에 지원해 면접을 보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죠.  

사실 공백 기간에 대한 질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은 '집안일'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부모님 사업을 도와드려야해서' '집에 큰 일이 생겨서 해결하느라' 같은 답변들인데요. 물론 사실일테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확실한 이유가 있으니 이정도 얘기했으면 다 이해해주겠지' 싶을 수 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 봅시다. 이런 답변에 추가 질문을 하기는 힘들죠. 집안일을 꼬치꼬치 물어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니 별 다른 이야기 없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 답변을 들은 면접관이 "그렇구나. 어쩔 수 없었구나. 이해하니까 다 괜찮아"의 마음으로 넘어간걸까요? 같이 일 할 사람을 찾고 있는 거잖아요. 면접에서 공백 기간에 대해 물어보는 이유는 '지원자의 인생관' '열정' '재발가능성' 등을 알고 싶은 것인데 답변이 '집안에 일이 있었다'로 끝나면 그 어느 궁금함도 해결하지 못한 셈이 됩니다. 

"나는 정말 '집안일' 때문에 공백 기간이 생긴건데, 그럼 거짓말을 해야 하나?" 물론 이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일이 있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시나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사건을 통해 내가 얻은 것에 대해 말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 경험은 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를 통해 나는 무엇을 배워서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됐는지, 어떤 역량을 얻게 됐는지를 고민해 보자는 얘기입니다. 

단언컨대 세상에 아무 의미도 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내 인생의 시간이 의미 없이 흘러갔을 리 없고요. 다만 그 의미는 나 자신만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살아낸 시간과 경험에서 의미를 찾아보세요. 이를 공감하고 인정해 주는 회사를 분명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회사들,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보다도 아주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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