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에스티로더, 발렌베리그룹, LVMH, BMW, 머크.
이 회사들엔 공통점이 있다.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대를 이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곳들이다. 2012년 고토 토시오 교수가 쓴 '패밀리 비즈니스'에 따르면 2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은 58개국 7212개사에 달한다. 장수기업의 상당수는 가족기업이다.
포춘지(紙)가 꼽은 500대 글로벌 기업 중 33.3% 이상, 2015년 기준 주요기업의 58%, S&P 500대 기업 중 34%가 가족기업일 정도로 가족기업은 세계경제에서도 중심축이다. 유럽은 특히 가족기업에 친화적인데, 독일은 자국 기업 중 90%가 가족기업(가족기업재단 자료)일 정도다.
글로벌 회계법인 EY는 '
글로벌 가족기업 지수'(Global Family Business Index)를 통해 세계 최대
가족기업들이 세계 경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적 우위와 회복력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가족기업지수'는 스위스 장크트갈렌(St.Gallen) 대학교와 함께 2015년부터 2년마다 발표하는 자료인데,
2021년에 선정된 500대 가족기업은 총 7조 28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직원 2410만 명을 고용하는 등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대단했다. 팬데믹으로 2020년 세계 경제가 3.5% 감소했음에도, 세 번째로 많은 수익(미국, 중국 다음)을 올렸다.
월마트, 버크셔 헤서웨이, 포드, BMW 등 익히 들어본 회사들이 10위권 내에 올랐고,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가 절반(236곳)에 가까웠다. 우리나라 회사들도 상당수 포진했다.
SK(13위), LG(17위), 한화(26위), CJ(50위), 메리츠금융지주(55위), 두산(101위), 롯데쇼핑(106위), 하림지주(233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289위), 동원엔터프라이즈(292위) 등 14개 기업이 500위권 내 오른 기업들이다. 지수에 포함된 중국, 홍콩, 대만, 일본 기업까지 더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총 수익의 87%(55개 기업)를 책임졌다.
이렇게 잘나가는 기업의 상당수가 가족기업이니, "가족회사는 무조건 나쁘니 피하자"라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성공해서 장수하고 있는 가족기업의 비결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