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의 끝은 프랜차이즈 창업뿐일까?

인터뷰
커리어의 끝은 프랜차이즈 창업뿐일까?
[인터뷰] <커리어 피보팅> 저자 장영화 조인스타트업 대표
2022. 06. 20 (월) 09:05 | 최종 업데이트 2022. 06. 28 (화) 11:19
코로나19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지도 어느덧 2년 반이 흐르는 동안 일의 의미와 방식도 급격히 바뀌었다. 이를 두고 캐나다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 부회장인 로렌 페이델포드는 "코로나19 위기는 2030년을 2020년으로 가져온 타임머신 역할을 했다"고 트위터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사업환경이 바뀌자 기업도 혁신해야 했다. <트렌드코리아 2021>는 이를 반영해 '거침없이 피보팅'을 제시했다. 농구 용어에서 출발해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는 스타트업 용어로 쓰이던 '피보팅'이 급변한 환경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키워드였다. 그런 '피보팅'이 이제 개인의 업(業)까지 확장되고 있다.

장영화 조인스타트업 대표는 피보팅의 최전선에 있는 스타트업 산업을 알리고 7년 간 3만여 명을 만나 740명 이상 '커리어피보팅'을 도우며 스타트업과 연결하는 일을 해 왔다. 그런 경험을 정리해 지난 5월 <커리어 피보팅>을 출간했다. 그가 겪은 스타트업 생태계와 커리어, 일하기는 어떤 모습일까?
◇ 이과→변호사→창업가+서점 겸 카페…맞는 일을 찾아간 여정
'사람 농부'를 자처하는 장영화 조인스타트업 대표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전공 후 변호사로 진로를 바꿨고, 창업가로 다시 새로운 커리어를 열었다. 앙트십스쿨, 조인스타트업을 만들고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스타트업을 알리고 인재를 매칭해 왔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식품영양학과는 들어가 보니 생각과 달리 화학과에 가까웠고, 흥미가 덜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 여름학기 때 취업 준비할 겸 법학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교내 활동도 많이 했고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법에 관심있다는 걸 깨닫고 졸업 후 같은 학교 법대로 편입했고, 만 3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가 된 후 일을 하면서 또다른 모습을 발견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싫었어요. 싸우는 게 싫어서 변호사를 하면서도 합의하도록 양쪽 다 설득했어요. 누군가에겐 싸움닭 변호사가 필요한데, 그런 특성이 한계가 된단 것도 알았어요. 그래서 어떤 변호사가 돼야 할까 생각했죠."

기존 법조 시장을 따르면 성장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한 장 대표는 "기존 변호사들이 하지 않던 일"에 도전하기로 맘먹었다. 법률사무소 겸 북카페를 창업한 것. 그러나 현실은 차가웠다.

"로펌에서 나와서 법률사무소 겸 북카페를 만들고 6개월 만에 폭망했어요. 간판에만 200만 원 넘게 들였거든요. 초보 창업가의 오류였죠."

다시 직장으로 돌아 갔다. 임원 교육기관에서 협상 교육을 맡았다. 이 과정도 적극적이었다. 채용 공고도 없었지만 자기 소개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대표 메일로 보냈고, 서로 윈윈하는 결과가 됐다.

"현직 변호사가 협상이란 아이템의 연구위원으로 일하면 기관 입장에서도 어필할 수 있고, 저도 제가 잘쓰일 수 있는 직무를 찾아간 셈이 됐어요. 10년 전만 해도 변호사가 이렇게 일하는 게 희소하기도 했고요."

이곳에서 일하며 깨달음을 추가했다. 첫번째는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뱀의 머리가 돼서 자신의 것을 해야만 하는 사람이란 것, 두 번째는 가르치고 배우는 걸 좋아한다는 것, 세 번째는 기업 경영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후 제주올레를 도우려 제주를 오가다 투자자(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재웅)를 대표를 우연히 만나 창업했다. 하지만 혁신기업가학교란 아이템은 모호하고 어려웠고, 2013년 12월 투자자로부터 그만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다. 장 대표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르치는 ‘앙트십스쿨’을 만들고, 인재를 매칭하는 조인스타트업 서비스를 세상에 내놨다.

이를 창업한 것도 "세상은 100마일로 바뀌는데 학교의 속도는 10마일"이라 90%는 개인의 몫으로 전가된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열에 아홉은 민간 영역에서 일하는데, 대기업에 취업해도 임원이 될 확률은 1%밖에 안 돼요. 평균 퇴직 연령은 49세고요. 결국 기승전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이어지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앙트십스쿨, 조인스타트업처럼 하나씩 제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시도해 보고 있어요."

장 대표가 '앙트십스쿨'을 운영하며 주목한 기업가정신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요소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애플의 아이폰처럼 세상을 바꾸는 기술 혁신을 이루려는 의지를 기업가정신이라고 한 바 있다. 청소년 시기부터 기업가정신을 갖추면 기승전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이어지는 문제도 조금은 나아질 거라 기대했지만, 입시가 우선인 때라 교육의 한계도 분명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일터를 연결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해서 조인스타트업을 2016년부터 운영하게 됐어요. 700명 이상 스타트업에 연결하는 동안 만난 사람수만 3만 명이 넘을 거예요."

이렇게 10년을 지내온 그의 ‘업'에 최근 서점 겸 카페가 추가됐다. 새로운 임팩트를 얻고 싶어서 고민하던 중 지인이 운영하던 서점 겸 카페 '인덱스숍'에 합류해 경영 중이다. "저는 이 곳을 하나의 학교라 생각하고 있어요. 함께 일하는 디렉터들도 함께하는 동안 성장하고 독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고요."
 
◇ 커리어와 성장을 10년 간 경험하고 쓴 <커리어 피보팅>
<커리어 피보팅> 책에는 인재를 스타트업에 매칭하고 기업가정신을 알려온 지난 10년의 경험이 담겼다. 장영화 대표는 이를 "책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린 것"이라고 했다.

"창업가로 살아온 10년 동안 학교와 세상 간의 격차를 해결하는 일을 해 왔어요. 앙트십스쿨과 조인스타트업이 차례로 추가됐죠. 이렇게 비즈니스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피보팅이라 하고요. 

그중 7년 간 이어온 조인스타트업은 스타트업 이직에 주목한 인재 매칭 서비스다. "조인스타트업은 대중적인 서비스는 아니에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80만 명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소수의 선택지거든요. 섬세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을 돕기 때문에 대량화하면 퀄리티가 떨어질 게 분명했어요. 커리어는 한 사람의 삶을 좌우하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 그러고 싶지 않았죠."

대신 세상에 임팩트를 확산할 방법을 고민했고,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콘텐츠로 먼저 선보인 것이 책이다.

"740여 명 이상 스타트업에 인재매칭을 했으니, 사회에 알려도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콘텐츠와 미디어를 통해 세상에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고요.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로 세상과 만나려 해요."

그가 자신의 인생을 '피보팅'해온 것처럼, 개인도 기업가정신에 따라 불확실한 환경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혁신적 활동으로 위험에 맞서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적용시켜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하는 시대다.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일과 환경을 찾아 피보팅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만든 단어가 책 제목으로 쓰인 '커리어피보팅'이다.

"저는 커리어피보팅이 개인의 관점에서의 '창업'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고용하는 셈인거죠. 그래서 앙트십스쿨과 조인스타트업을 통해 기업의 혁신과 성장에 필요한 기업가정신을 개인에게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해온 거고요.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아웃풋을 내는 커리어로 또 다른 아웃풋을 키워가는 과정이 커리어에서 피보팅이 되는 거죠."

이 피보팅 전략은 연차마다 달라진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어디든 입사해서 잘 배우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고, 집중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 하고, 연차가 높아져서 독립을 준비한다면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드는 식이다. 그 방법은 이직을 비롯해 부서 이동, 부업, 진학 등 다양하다. 

"너무 오래 사는 세상이잖아요. 그러니 내 것을 만나야만 인생이 덜 지루하고 더 행복할 수 있어요. 그 여정을 함께하는 게 커리어이고, 이건 곧 내 일의 자산을 쌓아가는 과정이에요."
◇ 창업과 취업 사이, 스타트업
<커리어 피보팅>을 쓸 수 있게 한 이면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조인스타트업으로 수만 명의 커리어를 들여다보고 700여 명 이상 스타트업에 매칭한 만큼 인사이트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였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왜 스타트업이었을까?

"제가 창업을 해 보니 진짜 어려웠어요. 창업 이전에 하는 취업, 그 사이에 스타트업이 있더라고요. 스타트업에선 창업자뿐 아니라 구성원까지 모두가 창업가처럼 일해야 하거든요.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명 이하인 경우는 특히 그렇죠."

조인스타트업이 집중하는 연차는 3~10년 차다. "열심히 하면서도 전략이 더 중요한 시기거든요. 5년 차 미만이라면 일에 대한 태도와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고, 5년 차 이상은 전문성을 쌓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10년 차에 가까워지면 회사 이름 없이도 독립할 수 있거나 최고가 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니까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요."

장영화 대표는 조인스타트업을 찾게 되는 상황을 구조적 문제에서 찾았다. "부모님 세대는 대기업에 가면 30년씩 일하면서 집도 사고 잘 살았는데, 이제 대기업도 채용을 줄였고, 입사해도 안정적으로 살기 쉽지 않아졌죠. 그러면서 각기 사정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해졌어요. 빠른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벌거나, 즐겁고 오래 일할 수 있는, 나에게 맞는 일을 찾거나요."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인재들은 다양하지만, 모두 돕긴 쉽지 않다. "열정의 진입장벽을 두고 있어요. '나에게 맞는 일은 반드시 있습니다'라고 책에도 썼는데, 스스로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는 열정을 갖고 도전해야 나에게 맞는 일도 찾아지거든요. 스스로 찾기 위한 주문 같은 거죠."

이렇게 1차 관문을 통과한 이들 중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거치면 혼자 할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에 더 주목한다. 이직이 잦아서 다음 커리어를 이어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 왜 짧은 이력이 늘어났는지, 왜 했는지 묻고 매락을 보고 가능성을 찾는다. "저희는 이력의 행간을 읽고 연결을 해요. '이런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해보면 어떠세요' 하면서요. 물론 결정은 본인이 하고요."

스타트업도 장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어떤 기업들이 많을까? "저희가 도움되는 스타트업은 성장단계로 보면 시리즈 A에서 B사이 스타트업이에요. 이 단계에서는 회사도, 개인도 성장해요. B단계를 넘어서는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어느 정도 검증됐기 때문에 오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점이라, 그 전 단계 스타트업을 좀 더 중점적으로 돕고 있어요."

스타트업에 가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일단 '내일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어야할 것 같아요. 머리로는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막상 받아들이긴 쉽지 않거든요."

장영화 대표는 스타트업에 가기 위해선 역량과 경험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타트업도 이제 아무나 안 뽑잖아요. 창업을 해 봤거나, 다른 스타트업을 경험해 본 사람을 선호해요. 규모가 큰 곳들은 훨씬 더 월등한 IT 회사에서 일해서 배울 게 있거나 바닥부터 경험해서 실력이 단단한 케이스를 뽑고요.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나를 귀하게 여기는 곳으로 가서 열심히 한 다음, 거기서 또 다른 기회를 찾아야 해요."

지원할 때 괜찮은 스타트업을 알아보는 팁이 있을까? "실패하더라도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구성원들도 좋은델 가야죠.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니까요.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알려면 (요즘 같으면) 대체 에너지, 메타버스처럼 어디가 성장하는 산업인지를 봐야 해요. 그렇게 성장하는 영역, 잘하는 곳, 만든 사람을 봐야 하고요. 작은 스타트업은 대표나 창업팀이 중요하니까요. 다 마음에 드는데 그 회사가 내게 관심이 없다면 정성을 다해야죠."
◇ 스타트업이 정답은 아냐…맞는 일을 찾는 과정 중 하나 
네카라쿠배당토에서 몰두센(몰로코·두나무·센드버드)까지.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회사들이 상장을 했거나 유니콘 기업이 되면서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런 곳들은 누구나 가고 싶어하잖아요.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서로 화살표가 맞아야 하거든요. 내가 원해도, 그들은 나를 안 원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부분이 있어야 해요. 인재 매칭도 비즈니스와 같은 거죠."

스타트업에 인재가 몰리게 된 데는 오프라인 산업을 마비시킨 팬데믹 영향도 컸다. "대한항공처럼 큰 회사들이 타격 입는 걸 보면서 '나를 책임지는 건 나밖에 없구나'란 인식이 강해졌어요. 커리어에 대해 어느 때보다 많이 생각하게 됐고요. 과거엔 '이직'이 금기어였지만 이제는 달라졌잖아요. 하루이틀 살 게 아니니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도전해 봐도 괜찮다는 흐름이 생겨난 것 같아요."

장 대표가 스타트업을 추천한 이유도 커리어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어서다. 잡초 같은 환경이라 살아남으면 진짜가 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커리어로 만들 수 있다. 40대 후반까지 하향됐다는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 연령까지 버티다 밀려나기보다 일단 떠나서 창업보다는 안전한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창업이 될 다음 커리어를 준비하자는 측면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을 커리어 종착지로 여길 필요는 없다고 장 대표는 말한다. "제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커리어 피보팅>에서 사례를 소개한 건 규모가 크지 않아서 피보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서 지렛대로 활용한 것일뿐, 뼈를 묻으란 의미는 아니에요."

개인이 할 수 있는 커리어피보팅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것. "예를 들어 글을 써서 책을 낼 수도 있고, 스마트스토어처럼 부업을 해도 돼요. 현실에 한 발을 두고 다른 발로는 콤파스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는지 그려봐야죠. 그 수익이 월급 만큼 되는, 지속가능한 구조가 갖춰지면 독립할 수 있는 거고요."

그가 말하는 창업은 경험을 쌓아서 '해야 하는 일'에서 '나에게 맞고, 하고 싶은 일'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것에 가깝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내 돈으로 자산을 불리는 일종의 창업이라 볼 수 있거든요. 돈으로 하는 창업인 거죠. 그런 측면에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커리어 피보팅을 위해 도움될 방법은 뭐가 있을까. "사이드 프로젝트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프로젝트도 경험해 보고요. 어메이징브루어리 대표님도 맥덕(맥주덕후)여서 브루어리 투어도 많이 다니고 동호회 활동도 하고, 사람들과 부업도 해보다가 창업했거든요. 해 봐야 어떤지도 아니까 실패해도 괜찮은 정도의 환경을 만들어서 계속 테스트해 봐야죠."
◇ “나에게 맞는 일은 어딘가에 분명 있다”
<커리어 피보팅>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이직하라'보다는 "맞는 일을 찾자"에 방점이 찍혀있다. "자신을 책임지는 건 자신인데, 그런 자신에게 커리어는 가장 큰 자산이에요. 그러면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하죠. 그 과정이 피보팅이고요."

독자들이 <커리어 피보팅>을 어떻게 읽어주길 바랄까. “할까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맞는 일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그를 향해서 첫 걸음을 내딛겠다는 결심을 하게 하는 작은 시작의 용도로 책을 활용하시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맞는 방법을 찾고 무엇이든 작게라도 해 보셨으면 해요. 읽기만 해선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거든요. 뭐라도 해야죠.”

장 대표는 인터뷰 내내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을 강조했다. 그 믿음은 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끝으로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라며 들려준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제가 사법시험을 보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그게 아무나 붙는 시험인 줄 아냐고' 하셨어요. 너무 서운해서 통화하다가 길바닥에 앉아서 울었어요. 딸이 고생할까봐 그러셨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충격이었어요. 믿어줘도 될까말까한 일이니까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래서 하게된 것 같아요.

그런데 반대로 저를 믿어주시는 분이 계셨어요. 법대 스승님이신데 제가 무슨 일을 해도 응원해 주셨어요. 변호사 대신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도대체 요즘은 뭐해?’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스승님은 법조계 학자신데도 법과 다른 일을 하는데도 항상 신기해 하고 응원해 주셨어요.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변호사도 많아졌는데, 이런 제 경험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려는 변호사 후배들을 보면 항상 응원했어요. 어떻게든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고요. 어쨌든 내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건 어렵지만, 정답은 자기 안에 있으니 자기를 믿고 가면 돼요. 그리고 어려운 길이지만 누구든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 힘을 믿고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그 여정도 훨씬 즐거울 겁니다."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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