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3→4개월로 연장 통보…싫으면 퇴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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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3→4개월로 연장 통보…싫으면 퇴사하라고?
[혼돈의직장생활] 수습기간 연장은 '근로자 동의' 필요, 급여기준도 달라
2022. 09. 16 (금) 10:49 | 최종 업데이트 2022. 09. 19 (월) 08:24
회사에 입사해 수습기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입사 당시에 대표님이 수습 기간을 '3개월~6개월로 한다'라고 하셨는데요. 그럼 저의 경우 언제까지 수습이냐 물으니 제 수습기간은 3개월로 본다고 하셔서, 3개월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습이 끝나고 정상 임금을 받는 날이 다가오자 "정규직 전환 신청을 실수로 늦게 했으니, 이번 달까지 수습으로 재직하라" 통보 받는 바람에 수습기간이 갑자기 4개월이 됐어요.

어쨌든 원래 4개월 차부터는 정상 임금을 받아야 했는데, 대표님 실수로 수습 임금을 받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차액을 달라고 말씀 드렸거든요. 그랬더니 한다는 말이 회사 사정이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곤란하다, 솔직히 지금 일도 별로 없지 않냐더라고요.

그리고는 우리는 직접 사람을 잘라본 적이 없으니 나가고 싶으면 나가래요. 이거 해고 통보일까요? 갑자기 이렇게 흘러가서 너무 혼란스러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 그대로 '혼돈'의 사연이 <컴퍼니 타임스>에 도착했습니다. 정리하자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어 보여요. 첫번째, 수습기간이 대표님 실수로 연장됐는데 급여를 수습 수준으로 받는 게 맞는 건가? 두번째, 싫으면 퇴사하라는데 해고 통보로 받아들여야 하나?

수습기간은 혼돈의 직장생활 코너에서 자주 다룬 단골 손님인데요. 그만큼 많은 사회초년생들이 관련해서 다양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차근차근 정리해봤습니다.
◇ 회사 마음대로 수습기간 연장 통보? "근로자 동의는 필수입니다"

정리해보기에 앞서, 한가지 질문을 해볼게요.
 
Q. 법적으로 정해진 수습기간은 몇 개월일까요?

① 3개월
② 6개월 이내
② 12개월 이내
④ 없다

정답은? ④번 '없다'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두고 있는데요. 그건 법적으로 기간이 정해져서가 아니라 해고, 임금과 관련해 3개월이 기준이 되는 법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콘텐츠를 참고하세요: 정규직 수습기간은 왜 ‘3개월’인가요?)

그러니 수습기간이 연장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 과정이 '임의로' 또는 '일방적으로' 통보됐다면 근로조건 위반에 해당됩니다. 쉽게 말해 회사 마음대로 연장할 수는 없고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해요.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르면,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하거든요.
◇ 수습은 '3개월'까지 최저임금 90%…연장했다면 최저임금 이상 받아요

그럼 급여는 어떨까요? 수습기간을 연장했으니, 애초에 계약한 급여는 받지 못하는 걸까요?

수습기간에는 계약한 급여와 관계 없이 최저임금의 90% 지급이 가능해요. 최저임금법 제 5조에 따르면 ① 1년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② 수습기간 3개월 이내에 있는 ③ 단순노무직이 아닌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의 90%만 지급해도 됩니다.

참고로 2022년 기준 최저시급은 9,160원인데요. 주 40시간을 일하는 일반적인 근로자의 최저월급은 191만4440원입니다.

만약 사연자님이 최저임금의 90%를 급여로 받고 있었고,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4개월로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면 최소한 최저임금만큼의 급여는 받아야 합니다. 3개월이 지났으니 최저임금의 90%라는 제한은 풀렸기 때문입니다. 근로자로서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받게 되는 거죠.

하지만 사연자님이 수습 기간 동안 약속한 연봉의 90%만 받기로 했는데, 그 금액이 최저임금보다는 많았다면 연장된 기간 동안 똑같이 연봉의 90%만 줘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수습기간 연장에 대한 사연자님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고요.
◇ 수습기간에 해고 통보를 받는다면? 이것만은 알고 일합시다

근로자를 해고할 때는 최소 30일 전 서면 예고를 진행해야 합니다. 해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았다면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해요. 이걸 해고예고수당이라고 합니다.

수습 3개월 이내의 근로자를 해고할 때에는 이런 해고 예고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돼요. 해고예고수당도 없고요.

하지만 회사가 수습기간을 3개월보다 더 연장한 뒤에 퇴사 통보를 했다면,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고 '부당해고 구제 신청'도 가능합니다. 법적으로 정한 3개월이 지났기 때문이에요.

또 해고는 절차상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서면'이란 원칙적으로 종이 문서를 말해요. 문자, 카톡, 이메일 등을 통한 해고는 인정이 어렵습니다.

사연에서처럼 "우리는 직접 사람을 잘라본 적 없으니 나가라"는 말이 실제로 해고의 의미였다면 구두로 해고를 통보한 것인데요. 구두로 하는 해고는 효력이 없고, 부당해고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는 예외로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수습기간 연장에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수습근로자를 해고한다면 이 또한 부당해고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에 따르면,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해야 하거든요.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퇴사하게 됐다면 퇴사에 동의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노동자가 퇴사에 동의한다면 이는 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이 되고, 부당해고를 다투는 등 법적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습기간 중에 회사와 이별을 하게 된다면 물론 아름다운 이별이 가장 좋겠지만, 그 전에 직장인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 잊지 맙시다!
홍유경 기자 [email protected]
#직장인고민#혼돈의직장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