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살 대기업 부장님은 어쩌다 22학번 의대생이 됐나?

인터뷰
45살 대기업 부장님은 어쩌다 22학번 의대생이 됐나?
[인터뷰] "마음 속에 방을 많이 만들어두시길, 그럼 할 수 있어요"
2022. 12. 01 (목) 12:42 | 최종 업데이트 2022. 12. 06 (화) 10:15
"실패와 후회, 그리고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45살에 의대에 합격. 직장생활 17년 차 부장님은 2022년 의대 1학년 학생이 됐다. 이야기를 조금 더 앞으로 돌려보자. 과학고 출신에 서울대 입학, 대기업 입사, 핵심 부서에서 잘나가다 중년의 나이에 수능 보고 의대 도전, 그리고 성공. 

여기까지 듣고 떠오르는 키워드를 정리해보면, 아마도 '갓생' '될놈될'(될 놈은 뭘 해도 된다) 같은 것들 아닐까? "지금 의대 입학해서 언제 의사가 돼?!"나 "역시 서울대, 나는 안돼" 같은 생각을 한 사람도 있겠다. 뭐가 됐든, 나와는 카테고리가 다른 능력자구나 싶은데, 그런데 그는 실패와 후회,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열심히는 살았는데 다른 꿈은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 사람들이 좋아서 한 해 한 해 일하다 보니 다른 길을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 나이가 점점 되어가더라고요…41살에 아이를 낳고,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이 들면서 순간 아찔해지더라고요." 

마흔 살 언저리 그의 고민, 아마도 우리가 지금 하고 있을, 앞으로 하게 될 고민과 같지 않은가? 아이가 없더라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어도, "지금 이렇게 살면 되는 걸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의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직장인은 아마 없을 터다. 

뭔가 시작하자니 '지금 시작해서 언제…너무 늦은 거 아니야' 싶고, 도전하자니 '한다고 될까?' 싶고, 그렇다고 지금 회사만 믿고 있자니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싶고, 그러다 보면 '은퇴하면 뭐 먹고 사나' 싶고,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막연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결국 '로또나 사야겠다'로 흐르는 건, 나만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누구나 직면할 수밖에 없는 고민의 시간, 한 걸음 앞에서 같은 고민을 한 그는 어떤 생각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선택을 했을까? 앞선 그의 고민에서, 나의 답을 찾기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45살의 조선대 의대 1학년 학생, 곽영호 씨를 만났다. 
-실패와 후회,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무언가를 선택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그러지 못해 20년 이상 후회했다"고요. 이게 어떤 이야기죠? 

전 열심히는 살았는데 회사에서 성공해야겠다는 꿈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17년이 된 거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애매하게 착했어요. 물리학자가 꿈이었는데, 집에선 의대 진학을 원하셨죠. 타협해 전기공학부에 입학했는데, 입학 첫날 바로 학교가 싫어졌어요. 방황이 시작됩니다. 공부가 재미있었지만 이걸로 성공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사업도 해보고 아나운서 시험도 보고 이것저것 해봤어요. 그러다 졸업할 때가 되니 '백수가 되면 어떡하지' 갑자기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급하게 취업을 준비해 회사에 들어갔어요. 

입사하고 보니 사람이 좋고, 월급이 들어오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괜찮다 생각하고 살다 보니 17년이 흘렀는데, 돌아보니 괜찮은 게 아니었어요. 사실 20대 때, 학교가 그렇게 싫었으면, 그만두고 다시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게 일종의 반항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내 마음이 그랬구나, 내가 떼를 쓰고 있었구나, 20대 30대를 불만만 가득한 채 지냈구나, 그걸 아이가 생기고 마흔이 다 돼서야 알았어요. 17년간 회사에 도피해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서야 내 가족을 부양하며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나의 의지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라'는 말이 정말 와닿아요. 남이 말하는 유망한, 안정적인 직업, 다 좋지만, 그게 본인의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어요. 저처럼요. 아직 젊다면, 물론 저도 젊지만요. 무조건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가다가 되돌아오더라도 그 길이 후회가 적을 것 같아요. 


- 갈등의 시작은 의대 진학을 두고 생긴 거네요. 그런데 결국 지금 부모님이 권했던 의대에 입학하신 거잖아요. 그때의 의대와 지금의 의대, 뭐가 다른 거죠?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 누구의 선택이었는지가 다르죠. 그때와 지금, 내 삶의 목표가 달라졌고, 그에 따라 내가 선택했다는 것, 내가 선택해서 달려가고 있다는 거요. 누군가는 그때 의대에 가지 그랬냐고 할 수 있는데, 그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때 의대에 갔으면 지금쯤 의대에 간걸 후회하고 있을 수도 있고 잘 살고 있을 수도 있고, 모르는 일이죠. 

물론 지금 뭘 해야 할지, 하고 싶은 게 없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남이 좋다는 것, 하라고 하는 것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그렇게 가다 보면 하고 싶은 게, 해야겠다 싶은 게 생길 수도 있고요. 그게 생각나면 그때 하면 돼요. 
 
-그렇게 영호님의 의지로 의대를 선택하셨는데요.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다시 학교에 간다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할 것도 많고, 쉽지 않은 선택이거든요. 왜 다른 것도 아닌 의사였나요? 

제 의사결정의 과정은 이랬어요. 가족과 함께하면서 살고 싶은데, 회사에서 성공은 임원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임원들 삶을 옆에서 보니, 임원이 되기도 힘든데 돼도 정말 치열하게 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힘들겠더라고요. 사업을 하기에는 아이템도 없고 가족과 보낼 시간은 더 없을 것 같고요. 그래서 전문직을 생각했죠. 

무작정 의사를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수능 책을 사서 봤는데 풀만 하더라고요. 의사가 된 뒤도 고민했죠. 다행히 지인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물론 공부하면서 또 다른 길이 보인다면 그걸 찾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었어요. 

저처럼 나이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찾고 있다면, 특히 자격증이나 전문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자격증 취득만이 아니라 그 후에 대한 고민도 꼭 해봐야 할 거예요. 저마다 쌓아온 커리어에 따라, 적합한 선택은 다르겠죠. 저 같은 경우는 의사가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과 계획이 있어서 선택한 거고요. 
 

유튜브 <미미미누> 채널에 출연 중인 곽영호 님. 영상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68만을 기록 중! / 사진=유튜브 영상 중
-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합격 가능성과 졸업 이후까지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셨던 거네요. 의대 준비를 2년만 계획했다가 1년 더 도전하셨어요. 시험 준비를 오래 하시는 분 중 계속해야 하나 멈춰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회사에 다니다 시험 준비를 한다면 더 고민이 될 테고요. 영호님도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유튜브 출연 이후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진로 고민, 특히 시험 관련 질문을 받으면 '기간과 기준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얘기를 꼭 합니다. 저도 처음엔 2년만 해보고, 실패하면 회사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오래 붙잡고 있다고 될 게 아니니까요. 1년 더 하게 된 건 2년간 꾸준히 합격권이었고 '실패의 명확한 이유와 해결 방법'이 보였기 때문이에요. 

시험 오래 붙잡고 있는 분들은 점수보다 어떤 타이틀을 놓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공부 잘했던 분들은 더 그럴 텐데, 주변에서 특별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기대가 클 겁니다. 그래서 고시나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잘 안될 경우 포기하기가 어려워요. 일반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실패로 보이거든요. 어려운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타이틀이 주변인의 시선을 생각하면 더 좋게 느껴지는 거죠. 사실 실패가 아닌데 실패라고 여겨지는 겁니다. 저만 해도 회사에 취직했다고 하니 부모님과 주변인들이 안타까워했어요.

그래서 기간은 길게 잡으면 안 돼요. 1년 정도 해보면 되겠다, 안 되겠다가 보일 겁니다. 실패했을 때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분명히 해낼 수 있다'가 명확히 보여야 해요.
 
- 시험 공부를 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거나 외로움 같은 것은 없으셨나요? 힘들 땐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스마트워치에 사랑하는 와이프와 딸 사진을 넣어놨는데요. 공부하다 시간을 보려고 시계를 돌리면 가족 사진이 나오니까, 사진을 보고 괜히 배시시 웃기도 하고, 의지도 다지고 했던 것 같아요. 제 의사결정의 1순위인 가족을 생각하면 힘이 나더라고요.

수능 시험은 1년간 긴 호흡으로 준비하게 됩니다. 매일매일 비슷한 일상을 지내다 보면 하루하루가 무의미해 보이고 힘들어요. 그래서 필요한 게 첫째로 체력입니다. 저는 공부를 시작하고 매일 한시간 이상 꼭 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두번째로 중요한 게 목표 설정입니다. 전체 기간을 두고 커다란 마일스톤을 정하고 그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을 지정하는 것이죠. 가령 한달 안에 책 3권을 모두 풀겠다고 하면 하루에 몇 페이지씩 풀어야 하는지 계산이 나와요. 이렇게 모든 과목의 목표를 정해 놓고 매일 정해진 분량을 하다 보면, 나의 하루 일과는 막막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명확한 한 발자국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명확한 목표와 일정을 가지고 공부하면 슬럼프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더라도 마지막 수능을 며칠 앞두고까지 잘 안되는게 있더라구요. 나이가 드니까 문제 푸는 속도를 높이는 게 잘 안되더라고요. 슬픈 일이죠. 결국 막판 70일을 남겨두고 절에 들어가서 공부했어요. 너무 답답해서 잠이 안 오는 날도 있었는데, 어느 날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책을 펴고 밤새 공부했어요. 누가 이기나 보자는 마음이었죠.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더 독하게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 성공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도전과 선택을 할 때는 분명한 목표와 동기,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진로를 바꿔볼까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을까?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때문에 망설이게 되기도 하거든요. 선택을 하고 나서고 계속 돌아보게 되고요. 특히나 회사를 다니다 멈추고 준비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기니 더 고민이 되죠. 공부가 잘 안되고 힘들 때면 이런 생각도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선택의 이유가 명확했기 때문에 그런 고민은 없었는데요. 사실 입학 후 '유급당하면 어떡하지'는 좀 걱정했어요. 아직까진 버틸 만한데, 본과에선 체력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운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선단공포증이 있었어요. 뾰족하고 날카로운 걸 보면 몸이 굳었어요. 그럼 의사는 안 되잖아요. 의사가 돼야겠다 결정하고,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어요. 원인을 찾아보니, 중학교 때 손가락을 잘릴 뻔한 적이 있는데, 이때 부모님께 별 것 아니라며 혼자 치료를 받았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걱정하실 까봐 무엇이든지 혼자서 다 해결하려는 성격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때 저도 잘 몰랐지만 많이 힘들었던 거죠. 그 공포가 마음에 남아 트라우마가 생긴 겁니다. 결국은 도움을 받아서 극복했죠.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건, 무조건 혼자서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내 고통과 아픔을 스스로 이해하고 도움받을 용기를 내는 것이구나 깨달았어요. 누구나 힘든 면이, 힘들 때가 있을 거예요. 힘들면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극복해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공부하다 힘들면 가족을 보며 힘을 내고,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 의대에 도전할 수 있었거든요.
 
-'트라우마 때문에 의사는 안돼'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 심리 치료까지 받으며 도전하신 거네요.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기 믿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이런 도전은 힘들 것 같은데요. 선택하고 온전히 몰입하는 것, 자신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 내가 무엇이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지 아는 것, 모두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확고한 자기 믿음이 없으면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떻게 이럴 수 있죠? 

딸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본 적이 있어요. 저는 도전할 때 겁이 없더라고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제 마음에 방이 많더라고요. 어릴 때 다양한 경험을 하며 쌓인 성공 사례들이 있어요. 대단한 건 아니고 초등학교 웅변대회에서 1등을 했다거나, 볼링을 쳤는데 퍼펙트를 쳤다거나, 자전거를 타고 땅끝마을을 가봤다거나 하는 거요. 

이런 경험들이 뭔가 실패해도 '그래도 나라는 사람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지' '다시 일어나면 되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마음에 방이 하나만 있는 사람은 이게 전부잖아요. 회사가 인생의 전부면 회사에서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되고, 시험이 전부면 시험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되는 것처럼요. 의대에서 놀란 건, 의대생 중에도 더 잘나가는 누군가와 비교하며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잘하는 게 그렇게 많은데도요!

너무 크게 생각하면 어려운 것 같아요. 소소하고 작은 성공 경험이 쌓여서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딸에게도 이런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 철봉에 매달리는 연습을 했는데, 처음으로 성공해냈어요. 정말 뿌듯해 하더라구요. 지금은 모르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서 함께 놀자고 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게 성공하면 아마 굉장히 뿌듯하겠죠? 이런 작은 성공 경험이 쌓여 마음의 방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아요. 

공부나 인생 계획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인생의 큰 목표, 중요하죠. 그런데 그 거대한 목표만 생각하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거든요. 큰 방향을 정하고, 장기, 중기, 단기, 매일의 계획을 잘게 잘라서 만들어보면, 당장 오늘 해야 할 일, 내일 해야 할 일을 정할 수 있을 거예요. 그 작은 한 발을 내딛뎌서 성공 해내면 성취감이 느껴지고요. 작은 것부터 해보면 어떨까요? '작은 성공은 별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작은 성공 하나하나를 자랑스러워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마음의 방을 많이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호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서울대 출신이라 다르다"거나 "그러니까 가능하지 나는 안돼"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분명 있을 거예요. 지금 직장 생활이 불만족스럽고 불안하지만 '어쩔 수없지' 라고 생각하는 아끼는 후배가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천천히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우선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성공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인지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선택한 길이 아니라면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죠. 원하던 길이었다면 무엇이 불만인지 찾아봅시다. 

원하는 만큼 성취를 이루지 못하고 있나요? 그럼 우선은 좀 더 독하게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그 일을 잘하고 있는 선배들이 어떻게 잘하게 됐는지를 보세요. 옆에 있다면 물어보고, 책을 찾아보고, 요즘은 유튜브나 SNS도 있고요. 우리가 천재가 아닌데 노력하지 않으면 당연히 잘 안 되겠죠. (직장생활 필승법 ☞ 핵심만 뽑았다! 일 잘하는 6가지 방법) 

처음 생각과는 달리 유망해 보이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나요? 선배들은 존경스럽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영 시원찮아 보여요? 그럼 빨리 다른 영역으로 이직이나 진로 변경을 고민해야죠. 가능하면 본인의 현재 스펙을 유지한 채 이동할 수 있으면 좋고요. 예를 들어, 회계팀에 일하고 있으면 자격증을 따거나 컨설팅 회사에 이직을 고려해보거나요. 업무가 과중해 아무 시도조차 못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재 직업을 유지하고 찾는게 좋겠어요. 저도 휴직하고 시험 준비를 했어요.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도전하라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자산으로 삼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세요. 

저는 수능을 봤지만, 절대 수능을 권하지는 않아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예전 회사에 '어떻게 일을 이렇게 잘 할 수 있지?' 생각한 상사가 있었어요. 이 분이 첫 직장으로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는데, 회사 미래가 좋아보이지 않더래요. 그래서 아이가 돌일 때 과감히 외국 대학 MBA에 도전했고, 지금은 엄청나게 잘 나가고 계십니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회사를 다니다 다시 도전에 나선 선배들이 많이 있어요. 다양한 업계를 알아보고 정보를 찾아보고 눈을 넓혀보는 것도 좋고요. 세상에는 몰라서 못하는 일들도 정말 많더라고요. 
지금은 어차피 대학 졸업하고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 은퇴까지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지 않나요? 회사를 오래 다녀보니 보이는 게 있더라고요. 지금 회사를 계속 다니기 위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계속 공부를 해야 하고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결국은 계속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배우며 살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빠르게 앞으로 가고 있어서 하던 일만 반복하거나, 천천히 걸으면 오히려 뒤로 가는 세상이 됐거든요. 슬프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무언가 배워서 새로운 것을 익힐 때까지, 맞아요, 오랜 시간이 걸리죠. 보통 최소 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런데 39살 40살, 아직 은퇴까지 20년이나 남았어요. 은퇴 이후로 최소 2~3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40대가 되어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훨씬 많아요. 십만 시간도 내실 수 있습니다. 아니 사실 내야만 해요. 늦었다 싶은 이 시간에 짬을 내서 무엇이든지 도전하셨으면, 부디 가만히 지금 누군가 시킨 일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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