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쥬록스’ 임금체불 논란…직원리뷰 “4대보험도 밀려"

비즈니스
‘우쥬록스’ 임금체불 논란…직원리뷰 “4대보험도 밀려"
[지금이회사는]"MCN, 스포츠, NFT, 엔터까지 사업은 확장했는데…"
2023. 04. 07 (금) 10:45 | 최종 업데이트 2023. 04. 07 (금) 16:00
 
◇ ‘우쥬록스’ 임금 체불·권고사직…무슨 일?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이자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사인 우쥬록스의 임금체불·권고사직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5일 한 스포츠 언론사는 우쥬록스가 임직원 급여를 체불했으며, 업무상 경비를 정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영난을 이유로 10여 명의 직원을 권고사직했다고도 밝혔다.

우쥬록스는 논란이 일자 “임금 체불은 없으며 퇴사자에게 이미 임직원 2월 급여와 4대 보험금이 지급된 상태”라며 “재직자에게 3월 급여가, 소속 아티스트에게는 1분기 정산액이 차질 없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우쥬록스 임직원들은 "돈이 없다던 회사가 기사 보도 10분 전 급여를 입금했다. 아직 2월 급여를 받지 못한 재직자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쥬록스의 임금체불과 권고사직 문제는 잡플래닛에 등록된 전·현직자 리뷰에서도 언급되어 왔다. 언론에 보도 되기 전인 2022년 12월부터 우쥬록스의 리뷰에서 임금체불과 권고사직 내용이 여러 차례 남겨진 바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월급이 밀렸다”, “직원들을 신용불량자 만들 셈이냐”라는 전·현직자의 리뷰는 이번 논란을 뒷받침했다.
◇ MCN, 스포츠, NFT→엔터까지…‘우쥬록스’ 어떤 회사?


이번 논란은 우쥬록스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이자 미디어 채널을 관리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우쥬록스는 2016년 11월 설립된 기업으로, MCN을 시작으로 커머스, 피트니스 시설 운영, OTT드라마 및 예능 제작, 전자지갑과 NFT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경영 컨설팅업으로 등록된 '우쥬록스'를 비롯해 일반 영화 및 비디오물 제작업 ‘우쥬록스엔터테인먼트’, 부동산 투자자문업으로 등록된 ‘우쥬록스인베스트먼트’, 상품 종합 도매업 ‘우쥬록스인터내셔널' 등 우쥬록스 이름으로 등록된 계열사만 4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우쥬록스는 국내 최초의 연예인 전문 MCN을 표방하며 이름을 알렸다. MCN이란 유튜브와 틱톡 등 뉴미디어 채널이 부상하면서 떠오른 비즈니스 형태로, 개인 미디어 채널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소속사 개념. 방송인 지석진의 유튜브 채널인 ‘지편한세상’, 가수 이지혜의 ‘밉지 않은 관종 언니’, 배우 이시영 틱톡 콘텐츠 등을 만들었다. 우쥬록스의 임직원 역시 뉴미디어에 특화된 콘텐츠 제작 직업군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경영난을 겪으며 팀 통합 등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쥬록스 그룹을 이끄는 박주남 대표는 다수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인 스턴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뒤 한국에서 세무사로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존 MCN 업계가 해온 중개자 역할에서 벗어나, 콘텐츠 제작자로서 사업 모델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 잡플래닛 올 3월 리뷰보니 "4대 보험료도 납부 안 해…"


사업이 탄탄대로처럼 확장한 듯 보였으나, 실제 직원들의 내부 사정은 달랐다. 논란이 된 우쥬록스의 임금체불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잡플래닛 전·현직자 리뷰에 꾸준히 등장했다. 잡플래닛 우쥬록스 기업 페이지 중 4월까지 등록된 최근 20여 개의 리뷰에서 “급여가 밀리고 있다”고 언급됐다.

직원들은 잡플래닛 리뷰에서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납입금을 월급에서 공제하고도 납부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으며 “법인카드는 막혔고, 급여뿐만 아니라 개인 지급 결제도 밀리고 있다”, “월급일 당일 급여가 밀린다는 것을 공지하고 지급일은 미정”, “회사에서 카드 납부일 변경하라고 공지해줌”, "거래처 대금 지급이 늦는다"라며 회사 재무 상황에 문제가 있음을 내비쳤다. 

“대표가 출장을 간 사이 권고사직이 이뤄지는데 무엇을 바라나”, “경영진이 해야 할 업무와 책임을 직원에게 떠넘기며 권고사직”했다며 인원 감축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밝히기도 했다. 
 
◇여러 계열사 vs 임금체불과 퇴사율 73%…앞으로의 우쥬록스는?


국민연금 데이터에 근거하면 우쥬록스의 최근 1년 퇴사율은 73%. 무엇이 우쥬록스 직원을 떠나게 했으며, 임금체불 논란까지 이어지게 한걸까. 전·현직자의 리뷰를 살펴보면 “NFT, 헬스장 등 무리한 신규 사업”, “사업 영역이 많아 정리가 안 된다” 등의 표현이 여러 번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내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사업 영역은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은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우쥬록스는 2021년 7억3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다만, 2018년 2억1000만 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11억 6800만원, 2021년 25억900만원으로 늘었다. 

‘우쥬록스’라는 이름 아래 시작된 사업은 뉴미디어와 블록체인 기술 등 시대가 주목하는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와 도전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임직원의 노고와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받지 못한 정황이 드러난 지금, 경영진이 최우선으로 보여줘야 할 첫 번째 행보는 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려는 자세가 아닐까.
장경림 기자 [email protected]
#컴타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