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3일 공식 데뷔한 방탄소년단(BTS)은 6월을 세빛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산서울타워 등 서울 곳곳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밤하늘을 방탄소년단 불꽃으로 수놓았던 ‘BTS 10주년 페스타’ 메인 이벤트에는 40만여 명(외국인 12만여 명)이 운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방탄소년단 공연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1조 2000억 원까지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BTS 특수'에 각 기업들도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각종 행사와 프로모션에 나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방탄소년단은 실제로 강산을 변화시켰다. 진심을 다해 임하는 무대와 선한 영향력은 글로벌 팬덤을 불러모았고 괄목상대하며 전무후무한 성과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잡플래닛 리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니, ‘방탄소년단’의 성과에 비례해 리뷰 언급량도 늘었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LOVE YOURSELF 轉 ‘Tear’)란 성과를 거둔 후인 2018년, 잡플래닛 리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100’에서 ‘다이너마이트'로 1위에 오른 2020년에 가장 많았고, 진(본명 김석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군백기에 들어선 2022년까지도 비슷한 수준으로 리뷰에 이름이 등장했다. 2023년은 리뷰 언급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최근 신보 '테이크투(Take Two)'로 '빌보드 핫100'에 진입하며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잡플래닛 리뷰에 BTS가 나온다고? 의아한 이들 많을 터. 리뷰 속 방탄소년단을 <컴퍼니 타임스>가 분석해 봤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①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하이브는 방탄소년단(레이블 빅히트뮤직)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10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시가총액 12조 8279억 원(6월 22일 기준), 코스피 23위에 오를 정도로 커졌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2023년 3월 31일 기준 계열회사만 77개, 직원수는 670명(2023년 5월 15일 분기보고서)에 이른다. 직원이 적거나 퇴사율이 극단적으로 낮지 않는 이상, 직원수와 리뷰 개수는 비례하는 편인데, 특히 상장 이후 하이브의 리뷰 숫자도 늘었다.
하이브 리뷰에는 "BTS없이 안 돌아감" "BTS가 있다" "빅히트라는 이름만 들어도 BTS가 바로 나와서 자랑스러움"처럼 존재 자체가 회사의 압도적인 장점이었다. 단점으로도 "BTS의존도가 높다" "방탄소년단을 빼면 장점이 없다"는 언급들이 많았다.
급성장하면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하이브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상장하던 해인 2020년에는 2.2점(5점 만점)으로 총만족도 최하점을 기록했었다. 이 당시 "덩치만 큰 실속없는 회사" "성장 속도를 못 따라감" "방탄소년단이 번 돈으로 몸집 키우기에 온 힘을 쏟음" "체계부족” 같은 같은 말이 종종 발견됐다.
당시 한 구성원은 "빠른 성장으로 구성원들이 혼란을 느끼는 상황이 생기고 상처입은 사람들도 생긴 것"이 낮은 평가 이유가 아닐까 분석하면서, "조직은 단기간 실적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구상이 필요하다. 기회와 가능성을 보려고 하면서 실적과 성과주의도 강조되면 모순된 상황이 생길수밖에 없다. 궁극적인 성공이 지속되길 바라고 내실을 다지는 롱런기업을 바라보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이후 점점 점수를 회복해서 2023년(6월 21일 기준)만 보면 총만족도 3점까지 오른 상태다. 급여·복지(3.56점) 점수가 가장 높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특성이겠지만 워라밸은 2.22점으로 가장 낮았다. 기업추천율, 성장가능성, CEO지지율은 모두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이다.
② 일로 만난 'BTS'
직장에서 '방탄소년단'을 자주 만나는 또다른 회사들은 어딜까. 계열사거나 광고주인 회사 혹은 협업한 경우들이었다. 계열사의 경우 "BTS 소속사가 인수"했다거나 "BTS로 인한 성과가 생각보다 더 좋다"거나 "BTS가 전부가 아니라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언급됐다.
광고주인 경우 "모델이 방탄소년단"인 점이 회사의 장점이 되기도 했다. "BTS 버프"로 회사가 좋아보이는 후광 효과가 있다고. "월드스타가 된 착각을 잠깐 할 수도 있다"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그 때문에 "직원들이 다 BTS급인줄 안다"는 웃지 못할 단점 리뷰도 있었다.
협업한 경우 "세계 최강 그룹 방탄소년과 협업한 대단한 기업"이라고 평하면서도 인기가 세계적인 터라 그로 인한 프로모션이 있는 경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난 업무량으로 인한 힘듦을 토로하기도 했다. "BTS행사가 겹치면 일에 치여 죽는다"거나 "매달 쏟아지는 프로모션에 너무 힘들다"고.
또 지나치게 BTS와의 협업에만 의존하려고 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는데, 게임, 화장품, 캐릭터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음이 없는 회사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BTS와 콜라보 안 했으면 회사는 어떻게 됐을까"라거나 "매출 90%는 방탄소년단 때문인 회사" "BTS가 주요 프로젝트인데 계약 끝내자고 하면 망할 듯" "BTS로 연명하는 것 같다. 언제까지 BTS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라며 우려했다.
또 "(여러 일을 하는데) BTS와 협업한 후 해당 업종 회사라는 꼬리표가 강하게 남았다"는 곳도 있었다. 이런 곳들은 그 다음 방향성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했다. "(BTS 이후) 차기 프로젝트도 성공해서 모두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거나 "과거 BTS와 함께한 역사에서 벗어나달라"고 진언하는 리뷰들도 있었다.
③ "보라해"할 수 있어 행복하거나 방치되거나
협업하는 회사들은 아무래도 'BTS' 자체가 일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일로도 연결할 수 있는 등 '덕질'에 용이한 경우도 있었다. "일이 잘 맞고 BTS를 좋아하면 일하기 최적화된 곳이다. 노래도 가끔 틀어준다"거나 "BTS 덕질 가능"하다는 리뷰들이 눈에 띄었다.
반면 회사에서 뭘 하는지 신경을 쓰지 않아서 마음껏 덕질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업무 중에 유튜브, 게임, BTS 덕질 가능하다. 걸려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일 안 하고 노는 잉여인력 월급도둑이 많다. 업무 잘하는 사람은 탈출하고 못하는 사람은 고여있다"고.
일이 없거나 일 못하는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하는 게 없어서 놀다가 집에 감. 하루종일 BTS 노래 듣는데 사장도 팀장도 무능해서 내가 뭘하는지 모른다"는 언급도 있었다. 꼰대에게 고통받는 경우도 있었다. "리더에게 밉보이면 사사건건 괴롭힘 당해서 딸자랑, BTS 콘서트 간 얘기에 라떼 썰까지 들어야 한다"는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④ 유명세에 기대볼까
'BTS' 이름을 엄빠카드처럼 마구잡이로 활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동종 업계에선 "본인들이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아는척 하다가 정작 타 유명회사 90년대 매뉴얼을 가져와서 난감했다"는 일이 있었다고.
타 업계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타사가 부러우면 거기 경영진이 실무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배우면 좋겠다. 재직자 얘기 들어보면 그 회사들은 적어도 직원 뒤통수는 안 치는 것 같았다. (다른 얘기지만) 방시혁의 BTS가 지금 방향성과 같다는데서 웃고 간다"며 해탈한 듯한 리뷰를 남겼다. 또 "무조건 BTS를 데려오라"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마케팅을 고집하는 회사도 있었다.
현재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의 사옥은 용산에 있지만 과거엔 강남구 일대에 있었다. 구 사옥으로 쓰던 건물에 입주한 회사의 한 직원은 “방탄소년단이 있던 곳이라고 자꾸 어필하는데 좋은 기운은 다 방탄이 가져갔다. 복지나 개선해서 직원들 좀 챙기라"고 일갈했다.
⑤ 우린 '최고'를 BTS라 부르기로 했어요
세계적인 성과를 이룬 만큼 '최고'의 대명사로 쓰이고도 있었다. 한 제조회사 직원은 'OO계의 BTS'라며 회사 제품이 최고라고 칭찬하며 방탄소년단을 언급했다.
한 엔터 업계 직원은 회사에 바라는 점을 말하면서 "(여기엔) 지드래곤과 방탄소년단이 없다"고 최고라 생각하는 아티스트들을 통해 회사의 상황을 진단한 후 "수직적 분위기를 없애고 소속 아티스트의 현실을 바라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일한 만큼 합당한 급여를 제공해야 직원들의 사기도 오를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영업 직무를 맡고 있는 한 직장인은 "BTS 뺨치는 '피땀눈물'"이라고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을 인용하며, 회사의 요구는 많아지는데 지원은 줄어드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리뷰에 남겼다. 또 다른 직장인은 회사에 "'BTS가 선전하는 안마의자'가 있다"며, "업무 중에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⑥ 기타…동명이거나, 눈치보거나, 장점이 없거나
"글로벌 기업다운 최고의 직장 역시 비티에스 뿐"과 같은 리뷰가 있었는데, 풀어쓴 영어 전체 이름은 달랐지만 방탄소년단의 영문명인 ‘BTS’와 같은 이름을 쓰는 회사였다. 실제로 이름이 '비티에스(BTS)'인 곳들이 여럿 있었다. 어떤 곳은 생긴지 40년 가까이 되기도 했다.
리더 때문에 고통받는 경우도 있었다. "일이 잘 되면 고기에 술 사먹이고 춤추는 곳에 가서 방탄소년단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데 직원들은 다같이 박수쳐주고 놀아줘야 한다"며 돈벌기 쉽지 않은 직장인의 하루가 리뷰에 고스란히 담겼다.
어떤 직장인은 회사의 장점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던 모양인지 "굳이 뽑자면 방탄소년단 소속사가 앞에 있었다. 역에서도 가깝다"며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려 쓴듯한 장점 리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