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땅콩, 도토리소풍은 이것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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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땅콩, 도토리소풍은 이것이 같다?
[알·쓸·상·회2] 과연 벌금이 더 쌀까?
2023. 11. 15 (수) 14:30 | 최종 업데이트 2023. 11. 20 (월)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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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상·회 2: 아두면모있고 관도 있는 사 이야기 알아보기]
오늘도 퀴즈를 준비해 왔는데요. 그 전에 힌트부터 드릴게요. 
힌트는 NC소프트, 넥슨의 공통점입니다.
게임회사 아니냐고요? 그것도 맞지만, 그렇게 쉬울리가 없잖없잖아요? 

이제 퀴즈 나갑니다. 
웃는땅콩, 도토리소풍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직장(사내) 어린이집" 입니다. 

웃는땅콩은 NC소프트의, 도토리소풍은 넥슨의 사내 어린이집이죠. 잡플래닛에서 '어린이집'을 검색하는 분들이 꽤 많은데, 웃는땅콩과 도토리소풍은 어린이집 중에서도 검색량이 많은 곳이예요. 

대부분의 어린이집 이름엔 기업 이름 혹은 지역명이 붙는데, 이렇게 별도의 이름을 가진 곳들도 꽤 있어요. 별이든어린이집(카카오), 스마일토리어린이집(스마일게이트), 한빛어린이집(한수원), 아톰어린이집(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같은 이름도 있거든요.
밝고 따뜻하고 희망찬 느낌들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검색되는 '어린이집'은 단연 삼성어린이집이에요. 재계순위 1위인 기업답게 직원수는 30만 명에 육박하거든요.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 사이언스파크 어린이집도 잡플래닛 사용자들이 궁금해 했어요. 

직장에 어린이집이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일하기 좋은 회사' 냄새가 나죠. 혹자는 '큰 회사라 그런 거 아냐?' '법으로 설치하라고 해서 한 거 아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요. 맞아요. 그런 법 조항이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남녀고용평등법) 제21조(직장어린이집 설치 및 지원 등)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수유ㆍ탁아 등 육아에 필요한 어린이집(이하 “직장어린이집”이라 한다)을 설치하여야 한다.
②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여야 할 사업주의 범위 등 직장어린이집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른다.

영유아보육법 제14조(직장어린이집의 설치 등)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의 사업주는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사업장의 사업주가 직장어린이집을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을 때에는 사업주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ㆍ운영하거나, 지역의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어 근로자 자녀의 보육을 지원(이하 이 조에서 “위탁보육”이라 한다)하여야 한다.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곳은 법(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해요. 여기서 ‘상시근로자'는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상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로자를 말해요. 단, 파견근로자는 상시근로자수를 산정할 때 제외돼요. 

여기서 '상시근로자수'는 전체 기업 규모가 아닌, 각 단위사업장이 기준이에요. 때문에 본사, 각 지역에 어린이집을 다수 설치한 곳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전체 상시근로자는 1000명이지만, 각 단위사업장의 상시근로자수는 250명이라면 법에서 정한 기준 이하로 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없어요. 

만약 공간문제 등 설치 여건이 안 된다면 지역에 위치한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체결(영유아보육법 제14조,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7조)해도 돼요. 잡플래닛에서 많이 검색되는 '푸르니어린이집'도 이런 형태예요.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이 각 기업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거든요. 그래서 전국 곳곳에 '푸르니어린이집'이란 이름이 많고요. 

부모가 직장인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지 이런 직장어린이집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동안 보육하는 곳들이 많고, 나이는 만 5세 이하 영유아가 대상인 곳들이 많아요. 


◇ 벌금이 더 싸게 먹힌다고? 

앞서  '큰 회사라 그런 거 아냐?' '법으로 설치하라고 해서 한 거 아냐?'란 반문에 반문할 시간인데요. '어린이집이 있는 회사=일하기 좋은 회사'로 바로 연결시킬 수는 없지만, 직원들을 배려하는 지표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법을 무시하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벌금을 내는 게 이득이라 여기는 회사들도 있거든요. 

보건복지부는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를 미이행한 사업장을 조사해서 매년 공표(영유아보육법 제14조의2)하고 있어요. 고용노동부와 함께 2023년 5월에 공표한 2022년 기준 미이행 사업장은 136개소였어요. 그중 법으로 정한 명단 공표 제외 사유로 빠진 곳들을 빼면 27개 사업장이었고요. 설치 의무 이행률은 91.5%로 다행히 점차 좋아지고 있어요. 2018년부터 90% 수준을 넘기 시작했고, 5년간 점진적으로 이행률도 오르고 있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하지 않았던 8.5%의 회사들도 있었던 건데요. 나노마이크로텍, WCP, 메가스터디교육,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쌍용정보통신, 씨젠의료제단, 에듀윌, 백병원, 컬리, 코스맥스, 쿠팡풀필먼트(각 지역 사업장 6곳), 한국잡월드파트너즈, 현대ISC, 해명심의료재단 울산병원,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이 있었어요. 

자료=고용노동부

그중 무려 2년 연속 설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곳들은 6개 사업장이었어요. 다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비즈테크아이, EY컨설팅, 코스트코, 한영회계법인 등 잘 알려진 회사들인데요. 그중 절반은 컨설팅, 회계 관련 회사라는 특징도 있었어요. 

법이 개정되면서 1차 위반시 5000만 원, 2차 위반시 1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요. 연간 최대 2억 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매길 수 있고요. 이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또 하나의 회사가 있어요. 무신사인데요. 2022년말 직원수가 기준 인원을 넘기면서, 당초 성수동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만들 예정이었지만, 실수요 부족을 이유로 전면 취소했어요.

지난 8월말 최영준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어린이집은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이 누리는 복지다. 벌금이 훨씬 싸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한 직원은 '여러 차례 안내 후 엎는 건 기망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어요. 이후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직접 사과하며 위탁 보육을 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잠재웠어요. 

벌금 2억 원이 연간 운영비 10억 원 보다야 싸겠지만, 8억 원을 아끼려다가 더 큰 것을 잃은 것은 아닐까, 아쉬움이 남아요.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 얻을 생산성 증가, 구성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배려하는 회사라는 이미지와 연간 운영비 10억 원, 어느 것이 더 가치있을까는 고민해볼 일인 것 같아요. 

ESG경영처럼 숫자로 보이지 않는 지표들, 그러니까 환경을 고려하고, 사회적 책임과 투명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얻게 되는 장기적인 무형의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잖아요. 소비자들이 좋은 일 한 곳에 돈쭐내자며 결제하고, 산재를 방치하고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기업엔 불매운동을 하는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현상이고요. 

합계출산율 0.7명 시대가 된 이면으로 지적되는 이유 중 하나로 개인의 삶을 영위하기 어렵게 하는 보육 환경과 조직문화가 지적되기도 하는데요. 경제전문 포천지는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가용 노동인력이 줄어서 주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출산율 저하는 성장률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벌금 2억 원이 기업가치 하락과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겁니다. 
[오늘의 요약] 
직장어린이집은 (각 사업장 기준) 상시근로자 500명 혹은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이면 설치해야 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다른 회사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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